경기악화로 1~5월 일자리 4.9만개↓

올들어 5월까지 내수둔화 등 경기적인 요인에 의해 4만9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또 노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신규 일자리도 2만개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0일 ‘최근 고용부진의 배경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영국 영란은행의 경제활동 참가율 결정모형을 원용해 추정한 결과 올 1~5월 중 내수둔화 기업채산성 악화 등 경기적 요인에 의한 고용 감소폭이 4만9000명 정도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이 기간 중 취업자 수 감소폭(9만 명)의 54%로 나머지 4만1000명 은 구조적, 제도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부진의 배경이 되는 경기적 요인으로는 △내수둔화와 △건설경기 부진 △채산성 악화에 따른 기업의 보수적 인력운용 등이 지목됐다. 지난 1/4분기 내수증가율(전년 동기대비)은 민간소비 둔화 및 설비, 건설투자 부진 등으로 지난 2005년 1/4분기(1.6%) 이후 가장 낮은 2.7%까지 하락했다.

한은은 올 1~5월 중 장기(추세) 고용률 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적정 고용증가 규모를 25만 명 정도로 추정했다. 고용 증가폭은 지난해 4/4분기 중 28만 명에서 올 1/4분기에는 21만 명으로 대폭 줄었고 지난 4~5월 중에는 19만 명에 그쳐 경제성장률 및 장기 고용률 수준과 비교해 크게 낮은 실정이다. 고용 증가 규모가 20만 명 이하로 축소되기는 지난 200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또 저출산과 고령화 등의 구조적, 제도적 인구구조 변화로 신규 노동공급이 감소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2만 개 정도가 줄었다.


무엇보다 비정규직 보호법과 방문취업제 등 최근 일련의 노동관련 제도 변경이 고용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이 오히려 기업들의 신규채용을 억제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특히 청년과 고령층, 임시 및 일용직, 건설 및 서비스 부문 소기업 종사자 등 주로 취약계층의 고용사정이 악화돼 고용의 양극화가 재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취업촉진급여제 도입 등 근로 빈곤층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권고했다.

또 기업투자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 완화와 고비용 구조 개선 등 기업의 국내투자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는 노력도 절실하다. 수출대기업이 부품과 소재 조달처를 해외에서 국내로 전환, 수출이 내수와 고용 파급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한은은 충고했다.

한은 관계자는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성장 동력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고령화의 급속 진전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에 대응해 여성과 고령인력 활용도 제고를 통해 고용률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