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금융그룹 주총종료… '공격배당' 한목소리

왼쪽부터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사옥/사진제공=각사

이변은 없었다. 25일과 26일 이틀간 열린 주요 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주사들은 각각 추천한 사내외 이사 후보들을 무리 없이 승인 받았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연임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신한금융지주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되는 등 시종 차분한 분위기 속에 주총이 진행됐다. 일부 그룹 이사후보들이 반대 벽에 부딪혔지만 판도를 바꾸지는 못했다.

하반기 주주들에게 두둑한 보상도 약속했다. 금융당국의 배당성향 제한으로 예년에 비해 배당이 축소된 데 따른 주주 반발 때문이다. 금융지주들은 정관변경을 통한 분기배당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배당 재원 확보와 배당성향 30% 약속을 재확인 했다.
사외이사들도 줄연임... 회장 중심체제 강화올해 주총 최대 관심사였던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연임은 의결권 자문 기구 ISS가 일찌감치 찬성 의견을 밝히면서 순풍을 탔다. 26일 하나금융 주총에서 김정태 회장을 비롯해 전날 은행장으로 취임한 박성호 하나은행장(비상임이사), 박원구 이사 등 7명 사외이사 후보들의 선임건이 모두 통과됐다.


신한금융, 우리금융은 ISS가 반대하고 나섰지만 이변을 연출하기는 역부족이었다. ISS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 처분 위험이 있고 박안순 이사 등 6명의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조용병 회장 연임을 저지하지 못했다며 이들 모두에 반대의견을 냈다. 그러나 진 행장이 참석 주식의 75.9% 지지를 얻어 이사로 선임되는 등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다.

우리금융도 마찬가지였다. 노성태 이사 등 5명 사외이사 재선임과 이원덕 사내이사 선임 등 안건들이 주총 시작 40분도 되지 않아 모두 통과됐다. KB금융은 어떠한 반대에도 부딪히지 않고 스튜어트 솔로몬 등 사외이사 5명 모두 재선임 됐다.

이번 주총에서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강력한 리더십 기반을 마련했다. 모든 회장들이 연임을 거듭하면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사외이사들 역시 연임돼서다. 올해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는 모두 26명이었는데 이 중 22명이 재선임됐다.


새로 등장한 사외이사는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배훈 오르비스 변호사, 이용국 서울대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이상 신한금융)와 권숙교 김앤장 고문, 박동문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상 하나금융) 등 6명 뿐이다. 이용국, 최재붕 이사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신한금융의 주요주주로 올라선 해외 사모펀드 2곳의 추천을 받았다.
하반기 공격배당 한 목소리금융지주들이 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에 따라 연말 배당성향을 20%(신한금융 22.7%)에 맞추면서 일제히 하반기 공격적인 중간배당을 예고했다.

KB금융은 '배당성향 30%' 의지를 재확인 했다. 윤종규 회장은 "중간배당을 통해 분기별, 또는 반기별로 안정적인 배당을 하겠다"며 "늘 약속한 대로 배당성향이 30% 정도는 돼야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매년 중간배당을 실시해온 하나금융도 마찬가지였다. 이후승 지주사 재무총괄전무(CFO)는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포함하여 주주가치가 지속적으로 증대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정관을 바꾸면서 분기 배당 근거를 마련했다. 그나마 4대 금융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배당한다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배당성향이 5%p 이상 낮아진 탓이다.

우리금융은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의결해 자본준비금 4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 배당 재원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배당가능이익 재원을 확대함으로서 향후 다양한 주주친화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