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공매도 개선으로 신뢰회복…개인 공매도 확대 신중해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6일 오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공매도 금지 문제와 관련해 "사전 점검과 사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활성화를 위해 성평등, 기후 변화 등을 소재로 한 지수 개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26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린 신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고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한 적발 시스템을 신속히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손 이사장은 "지난해 말 국회를 중심으로 많은 제도 개선이 있었다"며 "거래소의 할 일은 이런 조치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성자의 업틱룰 예외 폐지, 모니터링 강화, 의심거래 점검주기 단축 등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손 이사장은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위해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제고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신용도와 정보력, 위험감수 능력 등이 낮은 개인 투자자에게 공매도 기회를 무분별하게 확대 제공할 경우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매도 재개 여부와 시점과 관련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금융위원회 소관인 만큼 사전 점검과 사후 관리 등 관리자 역할에 힘쓰겠다는 취지다. 개인투자자의 많은 비판을 받았던 시장조성자 제도는 공매도 재개 시점인 3월 전까지 업틱룰 적용을 포함한 세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시장 트렌드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촉진을 위한 새로운 지수 개발에도 나선다. 성평등, 기후 변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손 이사장은 "ESG 중 S(사회) 부분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국내외에서 관심이 높은 성평등 지수, 일명 '위민(women) 지수' 개발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탄소 효율의 단계를 넘어 저탄소 감축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후 변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수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것을 두고는 "수출 증가와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등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며 "전 세계적으로 주가 흐름이 양호한 점과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등을 고려할 때 거품 논란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코스피 3000선 이후를 위해서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해야 한다"며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 상품 개발에는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등에서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손 이사장은 "가상자산이 제도권 자산으로 편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파생상품 기초자산으로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