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페트로테크 인수에 복병 등장

머니투데이 더벨

박홍경 기자

이 기사는 02월12일(17:5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공사(KNOC)의 페트로테크(Petro-Tech) 인수가 정치 스캔들에 휘말릴 전망이다. 페트로테크는 페루의 민간 석유회사로 이달 초 석유공사와 콜롬비아의 국영회사인 에코페트롤이 9억 달러에 공동으로 지분을 인수했다.

12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페트로테크의 매각 시점에 대한 조사를 페루 의회에 요청했다. 페루 검찰 당국이 불법 도청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부적절한 시점에 매각이 이뤄졌다는 게 조사위 구성을 요청한 근거다.

메르세데스 카바닐라스 의원에 따르면가르시아 대통령은 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이 M&A를 발표하기에 앞서 콜롬비아와 한국 대사관 측에 매각과 관련된 부정적 의견을 전달했다. 특히 페트로테크가 스캔들의 배후에 있다는 것이 드러날 경우 경제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에코페트롤과 석유공사가 수사를 환영하고 있으며 잘못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 사는 성명서에서 "이번 수사는 투명성과 함께 페루의 이익과 법질서를 지켰다는 것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문제의 불법 도청 스캔들은 지난 연말 국영 석유회사 간부들이 노르웨이 석유 개발사에 원유 개발권을 주고 뇌물을 받기로 합의하는 내용이 담긴 전화 도청 테이프가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비리 공직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가르시아 내각이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으며 페루 검찰은 지난달 말 불법 도청에 관련된 전·현직 간부를 기소하기도했다.

검찰은 페트로테크가 도청 테이프 제작에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헌금으로 도마에 오른 디스커버 페트롤륨은 페트로테크의 경쟁사다.

인수대금을 모두 지급한 석유공사가 지난해 5월부터 공을 들여온 페트로테크 M&A가 인수후 통합(PMI) 과정에서 등장한 복병을 무사히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