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부동산 침체에 직격탄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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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계가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업종 선두주자 한샘 (62,400원 0.00%)이 부진한 11월 실적을 거뒀다.

한샘은 11월 매출이 335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2억7000만원보다 20.6%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10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9%가 줄었다. 한 달 전인 지난 10월과 비교해도 매출은 20.9%, 영업이익은 63.8% 줄었다.

한샘은 올 초 매출 44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11월까지 올해 누계 매출은 3914억원, 누계 영업이익은 26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와 69.4% 늘어난 수치이지만 목표를 채우기엔 부족한 결과다. 한샘은 올해 실적이 목표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샘의 부진은 건설사를 대상으로 하는 특판 사업과 부엌가구(싱크대) 시판 매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 11월 건설사특판 부문 매출은 56억5500만원. 지난해 11월보다 51.2% 감소했다. 부엌가구 시판 매출은 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지난 10월보다는 35.7%가 줄었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구업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리모델링·재건축이 위축되면 이사 수요가 감소, 가구를 새로 들여놓는 집이 줄어든다. 이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 현상이다. 미국에서도 홈디포를 비롯, 하우스 인테리어 업체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김기영 SK증권 애널리스트는 "11월은 자체 경쟁력보다는 외부 변수, 경기 침체의 영향이 컸다"며 "경기가 나빠지는 시점부터 3~4개월 후 가구업종에 타격이 오는데 이걸 피해갈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서재나 식탁, 소파 등 인테리어 가구는 결혼이나 이사할 때 수요가 발생하는데 최근 주택거래가 실종됐다"며 "내년 인테리어 직매장 확장 정도에 따라 매출 방어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샘은 현재 서울 논현동을 비롯해 전국에 3곳의 직매장을 운영중이다.

황정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경기 둔화의 영향이 가구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며 "주택 경기 침체에 따른 이사 수요 감소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 측은 특판의 경우 계약 특성상 1년여 앞서 매출이 결정되기 때문에 현재의 경기변동과 직접적으로 연결 짓기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한샘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신규 입주가 피크였지만 이익이 나지 않는 특판은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출이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1월 실적에 대해 "부동산경기의 영향이 컸다"며 "부엌가구 시판은 이사 또는 리모델링 수요와 직접적으로 관련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지만 오히려 원가절감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라고 본다"며 "매출이 당장 늘지 않아도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점유율을 키우면 나중에 호황이 왔을 때 매출은 금방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