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MBS 맞바꾼다

이 기사는 12월05일(19:4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고 주택담보대출 활성화를 위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은행이 가진 주택담보대출을 채권으로 바꿔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위험자산인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금융공사가 매입해 주택저당증권(MBS)로 유동화 시키고 은행이 MBS를 되사는 '모기지 스왑(Mortgage Swap)'의 형태인 셈이다.

MBS를 가진 은행들은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국은행과의 환매조건부증권(RP) 거래를 통해 MBS를 담보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자들로부터 저당권 이전에 따른 동의를 받아야하는 절차 등이 남아있다.

5일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시중은행 등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이 가진 보금자리론 이외의 주택담보대출을 매입하고, 은행은 이를 기초로 발행된 MBS를 주택담보대출 자산의 매각 규모만큼 받아가는 형태로 자산 교환이 추진되고 있다. 은행이 가진 주택담보대출과 MBS를 같은 가치로 교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은행의 BIS 비율을 높일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가 35%인 반면, MBS는 정부 보증이고 신용등급이 AAA 이기 때문에 위험가중치가 '0%'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모기지론을 MBS로 바꿔가게 되면 은행은 자산의 위험가중치가 하락하고 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BIS 비율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된다"며 "이는 해외 모지기 금융기관에서도 활용되고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또 BIS비율 하락 우려를 줄여 신규 대출에도 나설 수 있게 된다. 주택금융공사가 예상하는 모기지 스왑 규모는 1~2조원. 그러나 은행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크기 때문에 스왑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MBS를 담보로 한은과 RP거래를 실행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한은은 지난 10월말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MBS를 공개시장 조작대상 증권으로 포함시켰다.

한은 관계자는 "MBS의 기초자산이 보금자리론이 아닌 일반 은행주택담보대출이라고 해도 주택금융공사가 유동화한 MBS는 공개시장조작 대상증권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모기지스왑이 당장 은행의 BIS 비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빨라야 내년 상반기는 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보금자리론과 달리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저당권 이전에 따른 개별 대출자들의 동의를 받아야하는 하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이 모기지담보부증권(RMBS) 발행을 추진했지만 대출자들의 동의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금자리론은 자산 양도가 된다는 조항을 명시해서 약정을 받고 있지만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저당권 이전에 관한 고객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한다"며 "개별 대출자들에게 동의를 받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모기지스왑에 대한 실익 검토, 회계처리, 연말연초 은행들의 인사 등이 걸려 있어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여신부, 자금부, 신용기획부서 등 여러 부서에 걸쳐 업무가 나뉘어 있고, 연말 은행 결산 및 인사 이동 등으로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모기지 스왑에 대한 니즈(Needs)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