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에 '세금포인트'로 납부 미룬다

-세액 10만원당 1점 포인트 적립
-100점 이상 납세자 211만여명
-성실납세자도 징수유예 등

경제위기 여파로 올들어 담보 제공 등이 아닌 세금 포인트를 활용, 국세를 징수유예하거나 납기연장을 받은 납세자가 전년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포인트 제도는 신용카드 포인트 제도처럼 종합소득세, 양도소득세 등 납부금액에 따라 일정한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제도다. 2004년4월부터 실시됐는데 자진납부한 세액 10만원당 1점(고지세액은 0.3점)을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다.

국세청은 20일 세금포인트를 활용, 국세 징수유예 등을 받은 납세자는 495명으로 지난해 145명에 비해 241.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세금포인트 활용이 급증한 것은 올들어 악화된 경제상황 때문이다.

보통 자금난을 겪고 있는 납세자는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이 가능한데 연장을 하려면 부동산, 주식 등을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 보증보험증권으로 담보를 제공하려면 수십만원의 발급수수료가 필요하다.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번지면서 수십만원이라도 아끼기 위해 적립해 놓은 포인트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세금포인트는 100점~1000점 미만일 때는 500~4995만원 내에서, 1000점 이상일 때는 5000만원~5억원 범위 내에서 납세담보 제공없이도 징수유예, 납기연장이 가능하다. 국세청 홈택스(www.hometax.go.kr)에서 적립한 세금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11월 현재 세금포인트가 부여된 개인 납세자는 총 1917만여명으로 담보 없이 징수유예 등을 할 수 있는 100점 이상 납세자가 211만여명에 이른다.

국세청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납세자가 누적된 세금포인트를 활용, 2008년도 소득세 중간예납 징수유예를 신청하는 경우, 납세담보 없이 즉시 승인할 계획이다. 소득세 중간예납을 추계로 신고·납부하는 납세자도 세금포인트를 활용해 납기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세금 포인트로 징수유예 등을 받으려면 소득세 중간예납 납기 3일전인 오는 28일까지 주소지 관할 세무서로 징수유예 신청서(납부기한연장승인신청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국세청은 또 세무서장 이상의 표창을 받은 성실납세자도 납세담보 없이 소득세 중간예납 징수유예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세청장 표창 이상 수상자는 표창일로부터 3년간 5억원 이내, 지방청장 표창 이하 수상자는 표창일로부터 1년간 5억원 이내 징수유예 등이 가능하다.

김영기 국세청 납세자보호과장은 "올들어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세금 포인트를 활용하는 납세자가 급증했다"며 "적극적인 포인트 사용으로 일시적인 자금경색 등을 겪고 있는 납세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