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해외서 자금조달해 국내투자 가능

-해외 국부펀드와 함께 국내 주식·부동산 투자 가능
-자기자본 30배까지 차입·채권 발행 허용
-원화자산 국내운용도 허용

한국투자공사(KIC)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국내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중국투자공사(CIC) 등 해외국부펀드와 함께 국내에 투자할 수도 있는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KIC에 차입과 채권발행을 허용하고 원화자산 국내운용도 허용하는 내용의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에 대해 입법예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KIC는 자기자본의 30배 범위내에서 차입하거나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KIC의 자본금이 1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3조원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차입·채권발행시 금액과 조건, 상환 방법 등은 재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신 정부는 차입금 또는 채권의 원리금 상환에 대해 보증을 할 수 있다.


또 ‘위탁받은 자산을 외국에서 외화표시 자산으로 운용해야 한다’라는 조항을 삭제해 원화자산 국내운용도 허용키로 했다.

재정부는 "정부와 한국은행 등의 위탁자산만으로는 재원확충 뿐 아니라 투자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해외국부펀드와의 협력에 있어서 상당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개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에서 외화로만 운용토록 하는 것은 자산운용 전략상 제약 요인이 될 수 있어 실효성과 합리성이 떨어져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나라의 국부펀드가 투자자산의 3분의 1 정도를 국내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됐다. 특히 CIC의 경우 지난 9월 자회사 중앙후이진투자공사(CHIC)를 통해 공상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등 3대 국유은행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다.

법이 개정되면 KIC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다른 나라의 국부펀드와 함께 국내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법이 개정되면 KIC가 해외 국부펀드와 함께 국내 투자가 가능하게 된다"며 "해외국부펀드 유치를 위해 정부, KIC, 민간기업 모두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 역시 "KIC가 국내에 투자하지 않는 상황에서 CIC 등 해외 국부펀드를 국내에 유치하기는 쉽지 않다"며 '유치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개정안은 이밖에 위탁기관을 대표하는 운영위원에 기관의 장 또는 장이 지명하는 소속공무원 또는 임직원이 임명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운영위원회 민간위원 자격조건은 완화하고 운영위원의 책임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책임·의무 및 신분보장에 관한 사항을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