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신약, 다국적사와 같은 출발선"

"최근 들어 웬만한 제약들이 다 항체연구부를 만들고 있다. 항체의 시장성을 모두 인정한 것이다."

이종서 영인프런티어 (568원 ▼16 -2.74%) 대표는 30일 머니투데이가 개최한 바이오나이트에 참석, "2000년대 들어서 항체시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오나이트는 바이오 기업과 업계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리는 간이 기업설명회(IR)이다.


이 대표는 "국내 제약사ㆍ기업들이 1990년말 항체 연구에 뛰어들었다가 시기가 일러 철수한 적이 있다"며 "이때 철수한 제약사·기업들이 다시 항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이유는 최근 항체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2000년대 초반까지 화합물 신약이 대세였다면 이후에는 바이오 의약품, 그중에서도 항체 치료제가 전체 의약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체 의약품 시장의 성장은 전문 조사기관의 예측치를 앞지를 정도다. 현재 항체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250억 달러 정도로 지난 2005년 한 조사기관이 내놓은 2010년~2011년 시장 전망치 250억~300억 달러에 거의 근접했다.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한 항체 치료제의 숫자는 22개다. 현재 대기 중인 항체치료제만 해도 상당한 숫자이고, 앞으로 많은 항체 치료제들이 개발될 것으로 이 대표는 전망했다. 그는 "현재 허가된 22개는 암 등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약 1000개가 해독된 것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이라며 "현재 해독된 질환 단백질의 숫자는 3000~4000개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점령하지 못한 치료제가 더 많이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2001년 세계 과학자들이 모여 휴포(HUPO)라는 학술단체를 만들고 소위 '인간단백질 지도'를 구축하기로 했다. 사람 몸을 구성한 2만여개 단백질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집대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암 등 아직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타깃)을 찾아내 그 단백질을 공격하는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 아직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영역의 치료가 가능해진다. 이는 나아가 환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치료제 개발로 연결된다.


이를테면 현재 나와 있는 암 치료제는 사람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불특정 다수를 위한 치료제다. 그러나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사람 단백질이 규명되면 이런 특성을 고려한 맞춤 치료제를 만들수 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은 우리(한국기업)에게는 어마어마한 기회가 되고 있다"며 "기존 합성의약품은 머크 등 다국적 제약사의 방대한 데이타와 노하우를 능가하기 어려웠지만 항체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체는 누가 적합한 타깃을 잘 찾아내느냐가 중요하다"며 "다국적 제약사나 우리나 모두 같은 출발선상에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점에서 영인프런티어는 장점이 있다. 바로 휴포에 항체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연간 약 6000건의 항체를 공급하고 있다"며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 보다 손쉽게 접근하는 티켓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인프런티어도 '치료용 항체' 개발을 원하지만 시작은 연구용 항체로 했다"며 "내년 경 후보물질을 선보일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인프런티어는 첨단 과학기기 사업을 하는 영인프런티어와 항체 사업을 하는 에이비프런티어가 합병한 회사다. 국내외 유통망을 잘 갖춘 과학기기 사업이 이 회사의 캐시카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