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장, 매입외환·중기대출 축소 '경고'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이학렬 기자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은행들의 매입외환 규모 축소와 중소기업 '대출 줄이기'에 대해 경고했다.

전 위원장은 6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들이 해외은행과 크레딧 라인(credit line) 개설을 추진하고 해외자산 매각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은행들이 매입외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이 매입외환 규모를 축소하게 되면 기업들은 수출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외화 유동성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전 위원장은 “매입외환 축소와 같은 소극적, 방어적 자세를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외화를 유치함으로써 기업과 은행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외화 유입에 노력해 줄 것도 당부했다. 전 위원장은 “기업들이 해외은행에 예치하고 있는 외화자금이나 해외교포 외화예금을 우리 은행으로 유치하는 등 외화 유입을 증가시키는 노력을 강화해 달라”며 “정부는 관련 제도 개선 등 모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은행들의 중기대출 축소에 대해서도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고 해서 경기 호황시 중기대출을 급속도로 늘리다가 조금 상황이 어려워진다고 대출을 급속히 줄이는 것은 거래 상대방의 신뢰나 국민경제 측면에서 볼 때 아주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라고 질타했다.

또한 키코 상품으로 피해를 본 중기에 대한 지원도 당부했다. 그는 “해당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업성 등 회생가능성 여부를 판단해 합리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토록 해야 할 것”이라며 “성장 가능한 중기가 급격한 대출 회수로 인한 유동성 부족으로 시장에서 퇴출된다면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역시 추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전 위원장은 "은행은 일반 민간회사와는 달리 공적인 성격이 매우 강한 기관"이라며 "급격한 자금회수나 수출금융 축소 등과 같은 단기적 이윤 추구 행태보다는 장기적으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현명한 접근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