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 두자리수 '실물경제 위협'

머니투데이

최환웅 MTN 기자

금융융위기가 산업현장까지 확대되고 있다.

중소기업들에게는 실질적으로 10%를 훌쩍 넘어선 대출금리도 부담스럽지만, 은행이 대출에 소극적이 되면서 달러든 원화든 돈을 빌리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월가에서 시작된 신용경색이 우리 실물경제를 밑바닥부터 얼어붙게 하는 셈이다.

유동성 부족이 곧 해결되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든데다가 정부도 대책을 세우기 난감해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남기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들은 신규대출까지는 아니더라도 은행들이 대출만기연장은 해주기를 바란다’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보증 확대 역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현수 신용보증기금 과장도 "중소기업 입장에서 현재 금리수준은 과거에 비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다"며 "은행의 대출 자체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CD금리가 연5.79%까지 오른 뒤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BBB- 등급의 무보증 3년 회사채 금리는 10.5% 가까이 오른 상황이라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저축은행들이 대부분 예금금리를 7%대로 올릴 만큼 ‘돈이 귀해진’ 상황에서 은행권이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하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정부와 한은이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출금리를 낮추려면 그 기준이 되는 CD금리를 움직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거나 은행권에 막대한 양의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한은은 그 어느 쪽도 선택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중은행들이 급격히 자금을 회수하는 것에 대해, 한은 이성태 총재와 금융위 전광우 위원장은 다양한 경로로 강력한 구두경고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딱히 제제할 수단이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소기업대출은 2005년부터만 150조원 이상이 늘어나 현재 350조원까지 팽창했는데 이를 더 확대해야하는지 모르겠다"며 "아무래도 대출신청자의 신용등급이 낮으면 일단 쳐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중소기업의 대출여력 확대를 위해 8월 중순에 이미 보증규모를 모두 40조원으로 1조5000억 원 확대했지만 중소기업의 자금상황을 개선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액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금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