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벤처, MS상대 1천억 손배소 제기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국내 벤처기업인 디디오넷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미디어서버 '끼워팔기'로 손실을 입었다며 100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이 회사가 지난 2006년 3월 처음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연장선상으로, 12일 이같은 최종 배상액을 산정해 서울중앙지법에 추가로 제출한 것이다.

회사 측은 2006년 첫 소송에서 향후 추가검증과 배상액 산출작업을 거쳐 구체적인 배상액을 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이스하이텍 (10원 ▼9 -47.4%)의 계열회사인 디디오넷은 MS가 시장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자사의 서버 운영체제(OS)에 미디어 서버 프로그램 'WMS'를 결합 판매하면서 자사의 미디어 서버 임대 및 판매 수익을 감소시켜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해왔다.

이번 1000억원이라는 손해배상액은 디디오넷이 서울대학교 박상인 교수팀에 의뢰해 산출한 것이다.

MS의 미디어 서버 결합 판매가 야기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각 연도에서 발생하는 디디오넷의 손해액을 각 연도별 손해액들을 올해 현재가치로 환산해서 피해액을 산출했다는 설명이다.

이 결과, 디디오넷의 직접 손해액은 연 5% 단리로 계산해 2008년 현재가치로 약 2734억원, 연 5% 복리로 계산하면 2008년 현재가치로 약 2578억원이 산출됐다는 것. 디디오넷은 "손해배상액 1000억원은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해석해 적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미디어 서버는 응용 프로그램으로 소프트웨어인 운영체제(OS)와 명백히 구분되는데도 불구하고 MS가 두 제품을 결합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빼앗고 경쟁 미디어 서버 제품 구입을 원천봉쇄했다"며 "다음과 리얼네트웍스의 사례를 보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MS는 2005년 9월 경쟁사업자였던 리얼네트웍스에 미디어 서버 끼워팔기 문제로 7억6000여 만 달러, 다음커뮤니케이션과는 4년여간에 걸친 ‘메신저 끼워팔기’ 분쟁 끝에 3000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한편, 이에 대해 한국MS측은 "현재 진행되는 법정소송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게 내부방침"이라며 "하지만 법원에서 연락이 올 경우 반박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