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저축은행, M&A 매물로 등장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예한울저축은행에 이어 HK저축은행도 인수ㆍ합병(M&A)대열에 합류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HK저축은행의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보유 지분 47.63% 매각을 위해 모간스탠리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HK저축은행은 총자산이 2조6651억원으로 솔로몬저축은행(3조5000억원)에 이어 업계 2위다. MBK파트너스에 매각되기 전인 2006년에 855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75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흑자로 돌아섰다.

부실 위험이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재 PF대출 잔액은 4000억원으로 전체 여신의 20%를 차지한다.

소매금융이라는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HK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40%대의 고금리 신용대출상품 '119머니'를 출시했다. 출시 1년만에 2500억원의 실적을 올렸는데, 대출자산이 7000억원인 대부업체 러시앤캐시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규모다.

김종학 HK저축은행장은 "신용대출 부분에서 인프라 구축을 마쳐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이익이 날 것"이라면서 "특히 해외 투자자들이 소매상품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에서 점포수가 가장 많다는 점도 인수 매력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서울지역에서 13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에서 점포를 10개이상 보유한 저축은행은 3곳밖에 되지 않는다.

HK저축은행 인수전에 시중은행들이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민금융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국민ㆍ하나은행과 금융업 진출에 관심을 가진 대기업들이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대출 심사에서 탈락한 저신용 고객들을 자회사인 저축은행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서 "가격만 맞는다면 은행에서도 HK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MBK파트너스가 당초 예상보다 일찍 매각에 돌입한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경기가 좋지 않아 하반기 연체율이 높아질 경우 매각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 조기 매각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HK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4.1%로 업계 평균9.8%(3월말 기준)을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