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땐 소비재섹터 투자하라?"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라는 두 악재가 세계 경제를 뒤덮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가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하고 코스피지수가 1600선마저 위협받으면서 주식형펀드의 손실폭은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라고 해서 모두 '별 볼일 없는' 펀드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놀라운 방어력을 보이는 펀드가 분산투자의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원자재섹터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14%로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중이다. 유가를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으니 관련 상품지수 비중이 높은 펀드일수록 얻는 이익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헬스케어섹터(-5.87%)와 소비재섹터(-8.7%), 에너지섹터(-13.76%)도 비교적 낮은 손실을 보이고 있다. 헬스케어섹터는 증시와 상관관계가 낮고 에너지섹터는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누린다지만 세계적인 긴축 모드 속에 소비재섹터가 선방했다는 건 의외다.


소비재펀드는 일반 소비재기업에 투자하는 '컨슈머펀드'와 고급 명품 생산기업을 대상으로 한 '럭셔리펀드'로 나눠진다. 이 중에서 '컨슈머펀드'에 주로 편입된 식품, 음료 등 기본적인 생필품과 이와 관련된 유통업종은 명품 기업보다 경기에 덜 민감하다.


실제로 '미래에셋PanAsia컨슈머주식형1(CLASS A)'과 '미래에셋솔로몬아시아퍼시픽컨슈머주식1(CLASS-B2)'의 올들어 손실률은 각각 6.72%, 6.92%에 불과한 반면 '한국월드와이드럭셔리종류형주식P-1(C)'는 22.14%에 달했다. 또 다른 럭셔리펀드인 '기은SG링크럭셔리라이프스타일주식자C1'과 '우리CS Global Luxury주식1ClassC1'도 21.77%, 19.78%의 손실을 기록했다.

김남수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럭셔리펀드에 주로 편입된 패션, 액세서리는 불황기에 소비가 크게 위축되지만 컨슈머펀드의 편입 기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하다"며 "따라서 주가 하락기에 방어적 성격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서브프라임 악재가 재부각되면서 금융섹터펀드(-28.15%)와 인프라펀드(-23.07%)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김 연구위원은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 긴축과 금리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대규모 투자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오히려 필수소비재에 투자하는 경우가 변동성이 큰 인프라섹터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