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환율 상승 호재는 무슨"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국내 수출기업들이 환율 상승에 웃고 울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매출이 늘었지만 원자재 수입비용과 외화차입금의 상환부담이 커지면서 순익은 개선되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16일 상장·등록기업 156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8년 1분기 기업경영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의 매출은 지난 3월말 현재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했다.

조사대상 업체의 매출영업이익률은 7.4%를 기록했다. 그러나 매출세전순이익률은 순외환 손실 등에 따른 영업외수지 적자로 6.9%에 그쳤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기업의 영업이익률은 8.2%로 전분기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영업외 순익을 감안한 세전순이익률은 7.2%로 0.1%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이는 수출기업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7% 급증했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손실이 이익 증가분의 대부분을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더구나 이들 업체는 지난해 세전순이익률(7.0%)이 영업이익률(5.7%)을 웃돌았으나 올해는 역전됐다. 환율상승이 수출을 늘리는 측면도 있지만 원자재가격 상승 등을 통해 부담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사대상 업체의 순외환 손실은 매출 대비 1.4% 수준으로 원화로 환산하면 3조4000억 원에 달한다.

내수기업은 영업이익률이 5.1%에서 7.9%, 세전순이익률도 3.6%에서 7.5%로 개선됐다. 수출기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부채비율은 92.5%로 지난해 말보다 6.8%포인트 높아졌다. 차입금이 늘었고 선수금 등 비이자 부채가 증가한 탓이다. 이에 따라 차입금 의존도는 21.7%로 전년 말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체 가운데 세전순이익률이 0% 미만인 기업, 즉 적자업체의 비중은 33.6%로 전분기 41.3%보다 7.7%포인트 떨어졌고 세전순이익률이 20% 이상인 고수익 업체의 비중은 8.2%에서 9.4%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