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아이들을 위한 '베드타임 스토리'

잠을 자는 동안 하루 중 가장 많은 양의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얘기를 듣고 주부 이모씨(서울 광진구)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된 딸과 매일 밤 전쟁을 치른다. 엄마가 뭐라 해도 아이는 심야 드라마까지 보고나서야 미적미적 아쉬움을 표시하며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침대에 들어서도 단박 잠에 들지 않는지 이리저리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든기 때문에, 이모씨는 이런 아이를 볼 때마다 제대로 자라지 못할까 걱정이 태산이다.

서정한의원의 박기원 박사는 “깨어있을 때도 소량이지만 분비되지만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성장호르몬이 최대로 분비 되는데, 수면패턴을 조절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은 낮과 밤의 주기에 따라 변화하게 되므로 결국 아이들은 ‘밤 10시~새벽 2시 사이에 성장호르몬이 최대로 분비 된다"고 말했다. 결국 요즘처럼 어른보다 아이들이 바쁜 시대에 아이를 10시에 재운다는 것이 쉽지 않으나 적어도 TV와 컴퓨터로 시간을 때우다가 늦은 밤잠이 든다거나, 부모가 늦게 귀가하는 바람에 아이들의 취침시간도 덩달아 늦어지게 되면 키 성장 방해뿐만 아니라 성조숙증을 유발 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아이들은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도 어른들같이 금방 피곤이 눈에 보이지 않아 더욱 문제다. 뇌와 근육이 미성숙해 피로감이 덜 느껴져서인데,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들이 적은 현상과 가족 나들이를 다녀와도 아이들은 바로 쌩쌩해 지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결국, 아이들의 수면장애는 성인보다 서서히 나타나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 키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따라서 성장을 위한 수면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 집의 잠자리에 드는 의식을 만들도록 한다. 매일 밤 ‘베드타임 스토리’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잠잘 시간이 되면 아이 스스로 방을 정돈하는 습관도 마찬가지다. 갓난아기를 재울 때 습관적으로 자장가를 불러주면 쉽게 잠이 들게 되는 것처럼 따로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잠자리에 들기 전 의례히 하는 행동들을 통해 이제는 잠을 잘 시간이라고 아이가 자연스레 인지할 수 있게 해 주도록 한다. 가장 최악의 경우는 부모는 TV 연속극을 보면서 아이에게는 빨리 안자고 뭐하냐며 등을 떠미는 것. 아이가 일찍 자기를 바란다면, 잠을 청할 수 있도록 아이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또 아이가 혼자 자는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 할 경우 무조건 불을 끄기보다는 미등을 켜 주도록 한다. 빛에 의한 수면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등은 아이의 눈높이 아래에 설치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가 잠든 직후 바로 꺼 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잠자기 2시간 전부터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잠자기 전에 음식을 먹으면 위와 장은 밤새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뇌와 몸의 각 기관은 잘 때에도 깨어 있어야 하므로 숙면을 방해한다. 이뿐 아니라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게 되면 성장호르몬 분비량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