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채무자 거부권' 도입하자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위해 채무자 거부권제도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금융소외계층 지원방안 및 선결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의 건전한 갱생을 돕기 위해 개산파산 등의 개인 채무불이행자 재건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보고서는 현재 개인파산 및 면책과 같은 '청산형 제도' 이용자는 늘고 있는 반면 개인워크아웃이나 개인회생과 같은 '회생형 제도' 이용자는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생형 제도는 빚을 갚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지만 파산형제도는 비록 비용이 많이 들긴 하지만 채무감면율과 면책률이 높아 회생형 제도보다 쉽게 채무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에따라 청산형 제도와 회생형 제도, 또는 공적 조정절차와 사적 조정절차 사이의 바람직한 역할분담과 각 제도간 합리적 유인체계 정립이 필요하다고 이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소외받는 금융소외계층을 위해 정부가 공공정책 차원에서 창업자금을 비롯한 소액신용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상환의지와 자활능력이 있는 금융채무불이행자에게는 소액금융을 지원하고 신용회복 과정에 있는 사람에게는 특수목적의 소액신용 프로그램을 지원해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아울러 고금리와 함께 금융회사들이 불법적으로 대출금을 회수하는 불법추심을 방지하기 위해 채무자 거부권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 소외 계층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반 제도가 마련된 상태에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등 부작용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