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값 뛰는데 니켈펀드 왜이래?

원자재와 곡물값이 급등하고 있는 시기에 그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억세게 운없는 원자재 펀드가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에서 출시한 니켈펀드가 그 주인공이다. 2월초 거래소에 상장된지 한달여 만에 주가가 10% 가량 하락해 원자재 급등은 남의 일이 되었다. 실제 니켈광산에 투자하는 자원개발펀드로서 수익배당이 2년뒤에나 이뤄지도록 설계돼 원자재 지수에 연동된 파생상품펀드에 비해 수익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하나UBS암바토비니켈해외자원개발2호'(이하 하나니켈2호)의 7일 종가는 4380원으로 투자원금(5000원) 대비 12.4% 손실이 난 상태다. 1호 펀드 역시 4400원으로 12% 손실을 기록중이다.


국내 최초의 광물개발펀드인 '하나니켈'은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사업 수익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만기 11년의 폐쇄형 상품이지만 2월1일부터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12월 공모 당시 하필 니켈 가격이 급락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했다. 그러다보니 유통물량도 부족한 상태다. 목표수익률 8~12%의 안정형 1호 펀드가 1138억, 수익성을 추구하는 '하나니켈2호'가 164억원 등 당초 목표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이후 니켈 가격이 급등세로 돌아섰지만 수익률은 그것에 비례해 높아지지 않아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소외되기는 마찬가지다. 하나니켈펀드는 2010년 이후에야 생산수익을 배정받기 때문에 2009년까지는 정기예금 특판수준 금리인 연 6.5%의 배당률을 제시했다. 세제혜택이 있고 또 시세가 적정값보다 낮아 실수익률은 7%대다.


7일 종가를 기준으로 시세배당률을 계산하면 1호펀드가 연 7.39%, 2호펀드는 7.42%에 달한다. 게다가 금년까지 1.4%(농특세), 2011년말까지는 6.4%의 낮은 이자소득세율이 적용되고 분리과세 혜택도 있다.

그러나 원자재 지수에 연동되는 원자재 파생상품 펀드에 비하면 수익률 경쟁이 안된다. '미래에셋맵스로저스Commodity인덱스파생상품' 등 원자재 파생상품 펀드의 1년 수익률이 50%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원자재 파생상품 펀드의 휘황찬란한 수익률에 가려 하나니켈펀드는 잘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됐다.

다만 수익률이 안정적인 만큼 은행 정기예금을 웃도는 수준의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얻기 원하는 보수적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펀드다.

니켈 가격 상승은 장기적으로 펀드 수익률을 높여준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설정일(12월18일) 당시 톤당 2만5750달러였던 니켈 선물가격(3개월)은 6일 3만3605달러로 30.5% 급등했다.

운용사와 대한광업진흥공사에 따르면, 이 펀드의 기초자산인 광산 수익배당권을 평가할 때 설정한 니켈 기준가격은 2만1000달러 수준이다. 니켈 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될 경우 당초 설정한 12%(1호)와 16%(2호)의 상한수익률을 초과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광업진흥공사의 박세일 해외금융팀장은 "평균가 2만1000달러를 기준으로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각 펀드 수익률의 상하한선을 결정하게 된다"며 "일정 수준 이상 니켈가격이 유지된다면 최고 1호 펀드는 12.1%, 2호 펀드는 16.6%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