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펀드가 안전운행 내비게이션

'시장 리스크는 피하면서 예금 금리보다는 높게….'

주식시장이 약세흐름을 보일 때 과감하게 베팅하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주식시장의 하락에서 자유로운 동시에 은행 예금 금리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 데 골몰한다. 리스크도 적당히 감내하고 수익률도 적당히 얻겠다는 생각이다.


급변동하는 시장 리스크를 감내하기 힘겨운 투자자들에게 '적당한' 수익률과 안정성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상품에 어떤 것이 있을까. 업계 전문가들은 채권형펀드 가운데 일부 틈새 상품이 이같은 투자자들의 수요를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채권형펀드도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 아닌 만큼 상품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 투자 목적에 따라 핵심자산으로 편입할 것인지 위성자산으로 둘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 전환사채펀드, 연 8~10% 수익률 겨냥

전환사채(Convertible Bond)는 채권의 성격과 주식의 성격을 모두 지닌 상품이다. 즉 채권이 주는 확정금리와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을 모두 노릴 수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두 가지 중 유리한 쪽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환사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가 있다. 한화투신에서 설정한 '한화아시아전환사채채권혼합'은 국내 뿐 아니라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전환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이 펀드는 채권 비중이 약 60%에 이르며 유동성 자산과 주식 비중이 각각 38%, 2%로 구성돼 있다. 전환사채에 투자하는 국내 설정 펀드는 이 상품이 유일하다.

강경률 SC제일은행 목동으뜸뱅킹센터 PB는 "전환사채에 투자하는 펀드는 대안투자의 하나로 관심을 둘 만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특히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싶지만 주가 하락 리스크를 회피하려고 하는 안정적인 성향을 가진 투자자에게 어울린다는 설명이다.

강경률 PB는 "주식 전환 이전에는 채권 수익률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얻는 한편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 자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속에 투자할 수 있다"며 "연 8~10%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전환사채펀드는 전환사채 물량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가 해외 주식시장의 전환사채에 직접 투자하기 힘들다는 측면에서 잇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원금 손실에 대한 리스크가 전혀 없지는 않다. 전환사채 가격이 해당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등락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전환사채의 이자는 기업의 신용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쿠폰과 만기수익률만으로는 고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고 주식 전환을 통해 자본차익을 얻으려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기준가보다 높은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

제로인에 따르면 '한화아시아전환사채채권혼합1(C1)'은 28일 기준 최근 6개월 수익률이 5.87%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과 1개월 동안에는 각각 1.66%, 0.10%의 손실을 냈다.


◆ 해외채권펀드, 환차익·신용등급 상향 노려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펀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남미신흥국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운용에서 지난해 9월 출시한 '산은삼바브라질채권'은 최근 3개월 동안 8.4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1개월 수익률도 5.72%로 양호했다. 브라질 국채는 연 12% 이상 고금리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펀드는 브라질 또는 브라질 이외의 국가에서 발행한 브라질 관련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25일 현재 남미신흥국 채권 비중이 7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흥국 채권펀드에 고금리를 근거로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가 오를 경우 채권 가격이 떨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은 만큼 자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김균 한국증권 상품개발부 투자교육팀장은 "지난해 이머징마켓 채권펀드는 수익률이 1% 내외로 극히 낮았다"며 "해외 채권펀드에 투자할 때는 국고채 금리보다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 상승과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따른 수혜를 겨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해 채권형펀드의 전체 수익률 가운데 환차익에서 발생한 수익의 비중이 40%에 달했다"며 "채권형펀드 매니저들은 금리가 낮은 선진국에서 환차익을 추구하는 한편 동유럽과 중남미를 포함한 신흥국에서는 환차익과 함께 신용등급 상승에 따른 수익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측면에서 보면 국공채와 회사채에 투자하는 글로벌 채권형 펀드가 유리하다는 것. 실제로 템플턴글로벌채권은 최근 1년 동안 15% 이상 수익률을 올렸고 6개월 수익률도 11%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전체 포트폴리오 내에서 필요한 안전자산 비중 만큼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핵심자산으로 두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신흥국 채권형펀드 가운데 CJ이머징마켓본드재간접이 최근 6개월 동안 7% 이상 수익률을 올렸고 같은 기간 신한BNPP이머징마켓채권간접이 4% 이상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