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수익성 '빨간불'

저축은행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금리 상승으로 원가비용이 늘어난 데다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축소로 수익을 올리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의 평균 예대마진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2004년 평균 6.43%포인트를 기록한 예대마진은 2005년 5.91%포인트로 떨어진 데 이어 2006년에는 5.47%포인트로 더 내려갔다.


지난해 역시 월별 예대마진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1월의 경우 여신과 수신금리는 각각 10.53%, 5.43%로 예대마진이 5.1%포인트로 나타났는데, 이후 시중금리가 뛰어오르면서 예금과 대출금리 격차는 더욱 축소됐다. 5월 예대마진은 5.1%포인트를 기록했으며, 9월에는 4.79%포인트로 0.32%포인트 하락했다. 11월에도 이 수준이 유지됐다.

예대마진이 축소된 것은 부동산PF 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 한 원인이 됐다. 또한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저축은행들도 예금금리 인상의 압박을 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시기 주식 및 펀드 등 직·간접 투자시장이 확대되고, 은행에서 예금이 빠져나가면서 은행 등 수신금융 기관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2006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정점에 달했고, PF 및 주택담보대출 등 여신영업도 크게 축소됐다"며 "이후에는 여신영업보다 연 7%대 초반의 예금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수신부문의 압박이 커졌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리상승은 단순한 예대마진 축소뿐 아니라 연체율 상승에 따른 부실대출 확대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예금금리가 상승하면 대출금리 역시 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이자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여신고객들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예금에서 촉발된 금융기관의 원가상승이 대출 부실 등 도미노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금융당국 역시 저축은행들 간 지나친 예금금리 경쟁은 자제하도록 권유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저축은행은 예금영업에서 시중은행들과 경쟁관계에 있는데, 이미 시중은행들 역시 7%대 예금금리를 제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지만 아직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금리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업계 자체적 고수익상품 개발 및 공동 해외투자 확대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