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제조합도 부동산시장 큰 손 되나

일반건설업체들의 건설보증기관인 건설공제조합이 부동산개발에 본격 뛰어든다. 이에 따라 자본금 5조원이 넘는 공제조합의 가용 자산 규모를 감안할 때 군인공제회에 이어 국내 부동산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공제조합은 22일 보증시장 개방 등 경영환경변화에 대처하고 수익구조 다변화 차원에서 기존에 영위하고 있는 조합원 보증·융자사업 외에 건설공사 손해공제와 부동산개발, 체육시설 설치·경영, 자산운용회사 및 간접투자기구 출자 등의 수익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제조합은 앞서 지난 10월24일 총회를 통해 올 5월 개정된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업무범위 확대 수행을 결의, 내년도 신규사업 예산으로 3600억원을 책정했다.

조합은 이 같은 자금을 통해 수도권내 골프장 등 체육시설업과 지방신도시 상업·업무지역 등의 사옥건립 부지 매입, 부동산개발사업 및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조합은 지난 1일 행정도시건설청과 600억원 규모의 투자약정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어 내년 예산으로 1500억원을 책정, 현재 수도권 퍼블릭 규모의 골프장 부지 매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합은 특히 내년 예산 가운데 1500억원을 상가나 오피스빌딩 건립을 위한 자금으로 확보, 관련 사업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또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건설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조합 최영철 이사장은 "수익사업 범위는 주상복합아파트와 같은 부동산개발이나 기업 인수, 골프장 건립 등과 함께 펀드나 주식 등 자산운영까지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관련 전문가를 영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합이 부동산개발을 중심으로 한 수익사업에 나설 경우 관련 시장 전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의 현재 자본금은 5조731억원으로, 이 가운데 사용 가능한 자금 규모가 1조3000여억원에 달한다.

최 이사장은 "가용 자금 중 내년에 예산으로 책정한 3600억원 외에 나머지 1조원 가량은 금융권에 예치하거나 주식, 펀드 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기업 M&A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며 적정한 매물이 나올 경우 매입에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건설업체들의 건설보증기관인 전문건설공제조합도 부동산개발과 같은 수익사업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문조합은 현재 가용 금액이 350억원으로 적은 만큼, 사업 범위는 제한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