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국장 "스왑불균형, 시장이 해결해야"

이 기사는 11월 22일 09시 46분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미디어 thebell에 이미 출고된 것입니다.

안병찬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21일 the bell과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스왑시장의 급변동과 관련해 "은행이라는 민간기업과 기업간의 문제로 당사자간에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해결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안 국장은 스왑시장의 달러 조달난을 한은이 해결해 줄것을 기대하지 말고 은행들이 관리할 수 있는 리스크 범위 내에서 선물환 매도 물량을 처리하라고 강조했다. 현재 선물환 처리를 위한 달러 자금 부족은 은행과 기업간의 문제라는 것이다.

안 국장은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달러 차입 경색보다는 수출업체의 선물환 매도, 해외증권투자에 따른 환헤지 수요가 스왑시장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스왑시장에 개입할 자금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시장의 의문에 대해서는 "2600억달러인 외환보유고가 있다"고 일축했다.


내년도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 압력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 국장은 "조선업체의 수주 잔량을 고려하면 2010년까지 호황이 지속되겠지만 내년 조선업체의 수주 증가율은 10% 정도가 될 것"이라며 "선물환 매도 압력이 올해와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국제금윰시장이 급변동할 경우 해외증권투자에 따른 선물환 매도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 국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시장 경색,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중국의 자산가격 버블 붕괴 가운데 한가지 현상만 일어나도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안병찬 국장과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면 현물환을 사서 해결해야 한다는 발언의 뜻은

=은행들이 외화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고, 나쁘다고 해서 한 이야기다. 은행들의 외화자금 사정이 스스로 노력에 의해서 (외화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다. 지난해 65달러 수준이던 일평균 현물환 거래규모가 올해는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거래도 활발하고 외화자금 사정도 어렵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환시장이 어렵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물론 스왑시장과 현물환 시장은 다른 시장이다.

▲스왑시장에서는 달러가 부족하다고 한다

=단기외채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그런데도 스왑시장이 이러는 건 일차적으로는 미국쪽에서 증시가 급락하고 있고 자금 사정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렵고 비싸게 자금을 들여올 수 밖에 없다.

스왑시장의 달러부족에는 (국제적 원인보다는) 국내적 요인이 더 크다. 조선업체와 자산운용업체의 해외펀드 투자 증가로 선물환 매도가 많다. 해외증권투자는 10월말부터 크게 늘어 한달에 9조가 증가했고 10월초에는 상당한 자금이 일부 자산운용사(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를 지칭하는 듯)에 몇조원씩 유입됐다.

이런 자금이 해외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데 은행들이 선물환 매도를 받아야 한다. 은행들은 환리스크를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다고 해서 선물환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자기네들이 환리스크 포지션을 스퀘어로 가져가기 위해 현물환 시장에서 팔겠다는 것이다. 환율이 떨어질 것이란 생각때문인데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부분에서만 영업을 해야 한다.

▲시장 개입에 대한 한은의 의지는

=외환위기가 발생한지 10년이 됐다. 그 당시에 외환보유액을 관리잘했느냐 아니냐는 건 따로 이야기할 부분이다. 현물환율이 크게 떨어지면 경제 성장에 영향을 주겠고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은행들은 외부에서 자금을 빌려오려는 노력보다는 한은이 보유한 외환보유고를 풀어달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업체들과 해외주식투자 거래에 따른 문제는 사실 공급자와 수요자간에 1차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다만, 시장 불균형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한은이 개입할 수 있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외화차입과 관련해 용도제한 규정을 풀어달라는 시장 의견에 대해서는

=외화차입 용도제한은 엔화 자금 유입 제한을 목표로 했다. 현재 다른 외화자금을 쓰는데는 영향이 없다. 시설대를 들여온다든지 결제용 자금으로 쓰이는 외화를 결제하기 위한 데는 큰 문제가 없고 지금도 하고 있다. 단지 엔화대출 부분을 보고 한 것이다. 만약 우리가 외화차입 용도제한을 규제했을 때 엔/원 환율이 750원이었는데 지금은 10% 이상 올랐다. 싼금리로 들여왔다가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

▲외화차입 규제도 스왑시장 불균형을 초래한 한 원인이고 한은이 스왑시장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시장 기대와는 달랐다

=한은이 스왑시장에 참여하지만 시장에 필요로 하는 것을 다 해줄 수는 없다는 게 원칙이다. 스왑시장의 불일치는 1차적으로 시장 참가자들 간의 자체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하지만 수급 불균형이 과도한 경우 어느 정도 조지를 취한다는 게 한은의 방침이다.(이 부분에서 안 국장은 코멘트 그대로 받아 적어줄 것을 강조했다)

은행은 자체적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 민간기업체와 마찬가지다. 어느정도 마진이 보장되기 때문에 금융상품을 파는 것이다. (한은 개입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은행 스스로 바이&셀(Buy&Sell)을 줄이면 되는 것이다. 은행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할 일이다.

▲20일 스왑시장 개입을 밝힌 이유는

=어제(20일) 이야기한 것은 시장심리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와치(watch)하고 있었고 수요자와 공급자간을 조정하고 평상시보다 조금 더 많이 (개입)했다. 그렇지만 원칙적으로 밝히지는 않는다.

▲스왑시장에서는 한은의 개입 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한은 외환보유고가 2600억달러이고 (달러표시)채권도 있다. 채권을 팔아서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국내시장도 신용경색의 영향을 받고 있다

=스왑시장에서 달러 부족은 신용위험, 금융위험과는 다르다. 50억달러가 만기인데 같을 수 있는 돈이 10억달러라면 금융위기이고 신용위험인 상황이다. 그런데 현재 스왑시장에서 선물환은 1개월, 2개월, 3개월있다가 또는 2년 있다가 원화와 달러를 교환하기로 서로 거래를 해놓은 것이다. 은행은 선물환을 매입했기 때문에 달러를 받고 기업에 원화를 내준다.

해외증권투자 하는 것도 그렇다. (미래에) 달러를 받는 거래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포지션을 조정해야한다. 기업들과 거래 관계에서 포지션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이 선물환을 매수하고 환리스크가 생기니까 이것을 헤지하는 과정에서 달러가 부족이 발생하고 이 것때문에 한은에게 달러를 풀어달라고 하는 것은 아닌 말이다. 은행이 적정한 위험을 질 수 있을만큼만 수출업체의 선물환을 매수하라는 것이다.

▲한은도 조선업체는 2010년까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선물환 매도는 계속 될 것인데, 시장 불균형은 계속 될 것이다.

=올해 조선수주가 40% 늘었다. 내년도에는 증가가 10% 정도 될 것이다. 올해 선물환 매도 압력과 내년이 다르다. 물론 조선경기는 3년반치 수주 물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2010년까지 조선 경기는 호조겠지만 스왑시장에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가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스왑시장 불균형 원인 가운데 하나인 해외주식투자가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스왑시장 불균형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올해보다는 내년은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관련해 신용시장이 경색되고 있는 점이 한 이유다. 두번째는 엔캐리 청산 가능성이다.

세번째는 중국의 자산가격 버블 붕괴가능성이 있다. 한가지만 나타나도 세가지 요인이 섞이면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해외펀드를파는 사람들이 충분히 전달해준 것인지 의문이다. 지금도 중국 주가가 6000을 넘었다가 5300을 왔다갔다 하며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됐다. 이 경우 현재와는 반대 상황이 벌어지면서 스왑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