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자 동원 3자배정증자 '금지'

앞으로 적자 또는 한계기업이 사채업자를 동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퇴출을 모면하기 힘들어진다. 또한 정관에 명확하고 구체적인 근거조항이 없을 경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없게 되고 제3자 배정자들의 배정주식수와 매각주식 수 등도 공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실태 조사결과 특정인이 여러 회사의 제3자 배정에 반복적으로 참가하는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며 “이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홍렬 금감원 부원장은 “전문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사람들이 제3자 배정에 반복적으로 참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제3자 배정의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제3자 배정 증자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 경영상 목적 달성에 필요한 경우에 한해 허용하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 △신고서에 기재한 제3자와 실제 증자를 통해 배정받은 제3자가 불일치하는 경우 △제3자가 보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상장 직후 배정받은 물량을 곧바로 처분한 경우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경우 △조달자금을 횡령한 경우 등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번 실태조사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중심으로 유가증권신고서 심사를 강화하고 관련 제도도 개선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17일 ‘제3자 배정 관련 실무 가이드 라인’을 마련, 상장사 및 발행 주간사에 통보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우선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관상 근거조항에 의거해 제3자 배정 증자를 추진해야 한다. 금감원은 제3자 배정 유가증권신고서 심사시 정관에 근거조항이 없거나 맞지 않을 경우 정정명령 등의 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제3자 배정 증자 결의시 이사회 의사록에 증자근거에 관한 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 의사록에는 △근거가 되는 정관 규정 △증자를 실시하는 ‘구체적인 경영상의 목적’ △배정자와 회사와의 관계 △배정자 선정 경위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정관에 주식발행 한도가 설정된 상황에서 한도를 넘어서는 제3자 배정 증자를 실시하거나 기존 주주들이 반대하는 증자는 불가능해 지는 셈이다.

아울러 발행사는 납입일로부터 1·2·3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제3자 배정자들(3개월이상 보호예수대상자 제외)의 보유 주식 매각 여부를 확인해 자율공시해야 한다. 자율공시에는 배정주식 수, 매각주식 수, 총 매각액, 매각평균단가, 현재 보유잔고 등이 포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