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3만3916가구 공시가격 조정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약 4만가구의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엉터리로 조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 주택가격조사시스템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이진구 의원(한나라, 충남 아산)은 18일 한국감정원에 대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지난 4월 공시가격을 발표한 전국 248개 시·군·구 903만847가구의 공동주택 가운데 7만1184가구가 수정을 요구했으며 이 중 48%인 3만3916가구의 공시가격이 정정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4만3707가구의 이의신청가구 중 35%인 1만5505가구의 공시가격이 수정됐다. 이는 서울지역 전체 공시대상 가구수인 184만5100가구의 0.84%에 해당한다. 100가구당 1가구꼴로 공시가격이 바뀐 셈이다.

경기도의 경우 수정 요구한 2만1371가구 가운데 49%인 1만463가구의 공시가격이 변경됐다. 인천은 2769가구 중 31%인 870가구가 공시가격을 수정했다. 가구당 평균조정금액이 가장 큰 곳은 경기 의왕시로 8462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서울 서대문구 5524만원, 울산 남구 4400만원, 서울 용산구 4267만원 등의 순이다.

이들 공시가격 정정 가구의 총 정정금액은 4441억원으로, 가구당 1309만원꼴이다. 이 같은 결과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재조사에서 "가격조정이 거의 없을 것"이라던 건설교통부 주장과 다른 것으로, 정부의 주택가격조사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게 이 의원은 지적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의 과표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공시가격 산정이 잘못될 경우 국민들이 부당한 세금을 물게된다. 그만큼 억울하게 세금을 많이 내는 집주인들의 조세저항이 발생하게 된다.

이번 조사결과를 감안할 때 이의신청을 하지 않는 가구 가운데 잘못된 과표에 따라 부당하게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사례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