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지수, 사상최고...‘2차 리레이팅?’

최근 제약주의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하며 코스피 의약품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23일 코스피시장 의약품지수는 전날이 비해 4.65%(169.07) 상승한 3822.61로 장을 마쳤다. 이는 기존 의약품지수 최고치였던 지난 2005년 11월30일 3773.51보다 49.1포인트 높은 것이다.

최근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도 11.7%나 된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이날 코스피 제약관련 종목 거래대금은 2035억원. 올해 들어 5월 중순까지 의약품지수는 3200과 3400을 오가는 횡보국면을 보였고 거래대금도 700억~8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 제약주, 2차 리레이팅 시작됐나? = 제약관련 종목들의 주가 단기간에 급등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태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약주는 한미FTA 와 정부의 약제비 억제정책 등이 겹치면서 1년 5개월이라는 과도한 조정을 받아왔다”며 “제약주가 긴 조정을 마무리 짓고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 애널리스트는 “장기상승 이후의 조정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정부의 강력한 약제비 억제정책과 한미 FTA 협정체결 등이 복합적으로 추가적인 주가상승을 억제한 것”이라며 “대다수 제약주는 최근 강세시장에서 지나치게 소외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제약주가 펀더멘탈 측면에서 재상승할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제약주 재상승의 근거로 ▲ 주가가 저평가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점 ▲제약사의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유통부문의 점진적인 투명성 제고 ▲약제비 증가폭은 높을 것이란 점 등을 들었다.

◇ 대형 제약사 우선 고려해야= 조윤정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현시점은 제약주 상승의 시작단계이며 여전히 제약주 매수를 늘려야 하는 시점”이라며 “특히 하반기 실적개선이 크게 이뤄질 우량 제약주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업종을 둘러싼 대내외적 정책관련 리스크 요인들이 대부분 확정됐거나 시행에 들어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는 것.

앞으로 대형 제약회사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조 애널리스트는 설명이다. 그는 “대형제약회사들이 높은 제품개발력과 영업력, 브랜드파워를 확보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들 기업들이 제약산업내 환경변화에서 주도권을 갖고 지속적인 시장확대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도권 쟁탈전에서 신약개발이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약 프로젝트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신약프로젝트는 정책 통제로 성장의 한계를 맞고 있는 국내 제약업에 최후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부광약품과 일양약품 등의 주가에 있어 신약 프로젝트 가치가 4000억원을 웃도는 등 신약가치가 재부각되는 국면”이라며 “신약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기업에 대한 시각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