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비용 고려시 韓신용등급 상향 어렵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통일비용을 생각하면 당분간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리기는 어렵다."

제임스 맥코맥 피치 아시아총괄 이사는 11일 삼성증권이 주최한 '삼성글로벌 인베스터스 컨퍼런스'에서 "북한과 대치한다는 안보리스크보다 통일 비용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결정하는데 가장 영향을 미친다"며 이같이 말했다.

독일과 같은 방법, 무력통일, 북한 경제 붕괴 등 다양한 통일 시나리오가 있지만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당분간 신용등급을 올릴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는 "대북 리스크를 제외하면 충분히 'AA'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의 나머지 부문은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맥코맥 이사는 "6자회담 이행은 시기가 늦춰질 수 있으나 이행을 가정으로 신용등급을 매기고 있다"며 이행 여부로 신용등급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피치는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 협력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성공단은 임금, 기술 수준, 세금, 위치 등의 기회를 가지고 있으나 정치적 리스크와 예측불가능한 환경은 리스크 요인이다. 맥코맥 이사는 최근 급성장하는 개성 공단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환율을 조절하기 위해 한국의 정부부채가 증가하고 있으나 큰 문제는 아니다. 정부가 문제를 인식하고 있고 이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단기부채도 꾸준히 모니터링할 사항. 그러나 맥코맥 이사는 "단기부채는 곧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맥코맥 이사는 한미 FTA의 영향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플러스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당분간 국가등급 상향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어려움도 있고 다른 나라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긍정적인 효과는 단기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맥코맥 이사는 "중국 경제가 과열돼 우려가 되나 경착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미국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한국의 대중 수출은 결국 미국으로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