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업계, 외인 간접투자 완전개방에 반발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방송분야 협상에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대한 외국인 간접투자를 100% 개방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는 방송 주도권을 미국에 내 준 것으로 방송업계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2일 협상단 관계자에 따르면, 보도와 종합편성을 제외한 일반 PP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한도를 49%로 제한한 현행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외국인의 간접투자를 100% 개방하기로 했다. 즉, 미국의 미디어그룹이 국내에 100% 지분을 투자해 법인을 세운 뒤 이를 통해 국내 PP 지분 100%를 보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에 100% 개방한 것이다.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투자 방식으로 시장을 개방하면서 투기성 자본에 의한 방송 공공성 훼손 문제가 어느 정도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또 PP의 외국인 개방을 협정발효 후 3년으로 유예했고 비준에서 발효까지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여 미국 미디어기업의 국내 진출 시기는 5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PP들은 수익성 타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국내 PP들이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 미국에서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 자본이 직접 PP 사업을 하게 되면 국내 PP들에게 콘텐츠를 판매하지 않거나 가격을 상당히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는 "자본과 콘텐츠에서 취약한 국내 영세 케이블TV 방송사업자는 미국의 미디어 공룡들과 애당초 경쟁할 수가 없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외국에 소유지분을 100% 주는 것은 국내 방송주권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산 프로그램의 의무편성 비율은 지상파를 제외하고 PP에 대해서만 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PP의 국산 프로그램 의무편성 비율은 영화가 25%에서 20%로, 애니메이션이 35%에서 30%로 조정됐다.

또 외국 프로그램 중 특정 국가의 프로그램을 60% 이내에서 편성하도록 제한한 규정에 대해 이번 협상에서 그 기준을 80%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