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산업 '선두다툼' 시작됐다

네이버, 다음에 이어 국내 3위권 인터넷 업체인 SK커뮤니케이션즈가 5위권 업체인 엠파스를 전격 인수, 국내 포털업계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싸이월드, 네이트닷컴, 네이트온 등에 주력해온 SK커뮤니케이션은 표면적으로는 종합포털 부문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확실히 제치는 한편 여전히 크게 앞서가고 있는 네이버를 바짝 추격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19일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종합포털 일평균 방문자수 순위를 보면 네이버가 1124만명으로 부동의 1위를, 네이트(싸이월드 합산)가 867만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다음이 830만명, 야후코리아가 299만명이었고, 엠파스는 162만명으로 5위였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이번 SK커뮤니케이션즈의 엠파스 인수는 업계 2위가 5위를 인수한 매머드급 인수로 이에 따른 지각변동은 당연하다는 것이 주변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어차피 회원수는 중복이 많고, 검색 서비스라는 것이 단시일에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힘들다며 애써 과소평가하고 있다.


실제 SK커뮤니케이션즈가 엠파스를 인수하더라도 당장 포털 사업에서 시너지를 낸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 포털 회원 중 80%는 중복 회원이라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단순한 회원수 합산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국내 검색시장은 네이버가 독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엠파스 (2,790원 ▼5 -0.2%) 인수를 통한 검색 시장 진출이 얼마나 효과를 볼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코리안클릭이 집계한 10월 첫째주 검색 쿼리 점유율을 보면 네이버가 65%, 다음이 19%를 차지하고 있다. 엠파스는 4.6%, 네이트는 3.3%로 두 업체를 합쳐도 8%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SK그룹의 자금력에다 커뮤니티 영역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이번 엠파스와 코난테크놀로지 지분 인수로 검색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내심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원수 1900만명의 싸이월드 등 SK커뮤니케이션즈의 강력한 커뮤니티 서비스에 검색 기술 경쟁력까지 합쳐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포털 시장에서의 입지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

한편, 이번 SK커뮤니케이션즈의 엠파스 인수로 국내 포털시장은 '네이버-SK커뮤니케이션즈-다음'의 3강 독주체제가 더욱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새로운 기대주로 부상했던 첫눈이 네이버에 흡수된데 이어 그간 어려운 상황에서도 10년간 독자 생존해온 엠파스마저 SK커뮤니케이션의 자회사로 편입된 것.

이에 따라 '네이버-SK커뮤니케이션즈-다음' 포털 3강의 절대적 시장 지배력 하에 야후코리아와 파란닷컴 등을 비롯한 중소 포털이 시장에 일부 가세하는 형태로 국내 포털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검색시장의 향배도 관심거리다. 우선 그동안 검색부문에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이번 엠파스와 코난 인수를 계기로 검색 시장이 '네이버-다음-SK커뮤니케이션즈-구글'의 4파전 양상으로 치닫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국내 검색 1위업체인 네이버의 경우, 올 상반기 첫눈을 전격 인수한데다, 하반기에도 대대적인 검색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 여기에 국내 R&D센터 설립예정인 세계적인 검색서비스업체 구글 역시 현재 국내 기술인력 충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음의 경우, 상대적으로 검색보다는 손수제작물(UCC) 및 IPTV 사업에 매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엠파스와 코난의 검색 기술 및 운영 노하우를 통해 UCC에 특화된 차세대 검색엔진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검색시장의 지형변화에 귀추가 주묵되고 있다.